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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운임 이야기가 나온 김에 자주 비교대상으로 거론되는 일본의 철도 운임에 대해서도 한번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철도의 경우 과거 일본국철에서 출범한 JR 7개사외에 대도시권을 중심으로한 사설철도망도 존재하고 있어 회사마다 운임의 산정방식이 약간씩 다르고 기본 운임도 다르기에 평균적인 비교는 어려운 관계로 일단 JR 7개사 운임을 표본으로 비교하고자 합니다.

참고로 이 내용에 관련하여 여기에 같은 유형의 내용을 정리한 포스트가 있었는데 우리나라의 철도 운임중에서 그야말로 고액운임을 자랑했던 공항철도가 코레일에 자회사 형태로 흡수되는 등 상당한 변화가 있어 현재까지의 변동을 반영하여 다시 정리했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JR의 운임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 일본에서야 이미 소득수준은 우리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케이스이고 사람마다 느끼는것은 약간씩 다를 수도 있겠지만 저렇게만 본다면 그야말로 장거리 통근자가 엄청난 부담을 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습니다만 사실 장거리 통근자보다 더 큰 봉이라면 우리같은 1회성 뜨내기 여행자들이 될겁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기본 운임이 적용되는 거리가 다소 긴 편이라(10km) 기본 거리 통근자가 장거리 뜨내기의 부담을 경감한다는 웃지못할?? 시스템이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운임 산정에서 수요자 부담이라는 틀로만 보면 일본의 운임시스템이 합리적인 면이 없지는 않습니다. 일단 1회성 이용자에게는 부담이 되나 자주 이용하는 정기 이용자에게는 여러가지 형태의 운임 제도(정기권과 각종 그외 기획승차권 등)로 부담을 다소 낮추고 그외 통근교통비를 근로자의 급여 외로 처리하는 제도는 철도교통의 특성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또 대도시권 보통/쾌속열차의 그린차나 특별 쾌속 등의 속달 서비스 같은 장거리 승객의 부담이 큰 만큼 장거리 승객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활발한 점도 그런 예라 하겠습니다. 뭐 여기에는 철도의존이 높고 통근 거리 또한 우리와는 다르게 상상을 초월하는 정도니(세종시가 생겨서 일본과 거의 맞먹게 되었지만....) 대도시권은 그야말로 JR의 큰 수입원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아침이나 저녁시간만 되면 저런 운임으로도 사실상 문 안으로 마구 밀어넣어야 할 정도인데 물론 JR의 경우 수도권에서도 노선의 형태 등의 문제로 파리날리는 노선이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과는 몇가지에서 차이가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장거리에 특화된 서비스를 하려고 하기에는 수익이 사실상 본전치기도 힘든 구조를 들수 있는데 즉 장거리 서비스르 위해 비용을 투입해도 그래프처럼 약간 플랫한 구조로는 그런 동기요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아직 일본에 비하면 거리가 머나 우리나라도 예전에 비하면 완전 플랫한 편은 아닙니다.) 거기에 뒤에 자세히 할 이야기지만 노인무임수송 등 사회복지적?? 요인의 압력으로 탄생한 운임 수수제도 등도 이러한 특성에 한몫 한다고 할까나요

이러다보니 철도 운영기관들이 인-키로를 끌어올리기 좋은 사업보다는 그냥 기본요금에 최적화된 사업 즉 완행 서비스 위주의 사업구조가 도움이 되는 그런 유인을 제공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즉 박리다매에 가까운 시스템이라고 할까나....

 

일본의 시스템을 벤치마킹해서 정기권 시스템을 도입했음에도 여전히 이것이 지지부진한 점도 특징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할수 있겠습니다. 일본의 경우 교통 비용자체가 높은 편이고 제도적인 할인이 높은 특성상 정기권에 의존하는 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정기권이라는 제도적 할인 보다는 교통카드 사용으로 흘러버린 측면이 큰데 이는 결제의 편리함이라는 지불 매체의 특성과 거기에 전철 단독이용이 불가능한 즉 버스로 전철역까지 접근해야 하는 전철 접근성의 한계 등의 요인 등 일본과 다른 교통시스템의 온도차가 주된 요인이라 하겠습니다.

거기에 코레일 입장에서 볼때 단거리 수익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시내노선이 없어 서울메트로 등 상호직통 연락노선에 의존해야 하는 것도 코레일의 수도권 수익성 악화에 기여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이러다보니 저런 단거리 수송이 돈이 들어오는 운임제도에서는 코레일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수 밖에 없는 구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나마 도심과 가까운 역은 남영역 뿐이고 분당선도 완전 개통이전에는 네트워크가 거의 분리되다시피한 과거에는 이 문제가 심각했는데 최근 분당선 완전 개통이후 강남구간에 코레일 단독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향후 경의선이 용산역에서 중앙선과 연결되면 코레일의 수도권 수익이 어떻게 될지도 한번 지켜볼 사안이 되겠습니다만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떡밥인 코레일 자체 교통카드시스템 등 연락 운임 배분을 둘러싼 분쟁 등 수도권 통합요금제의 문제점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느냐도 큰 영향을 미칠듯 합니다.

그렇다고 운임을 올려버리면 수익성이 개선되기 보다는 그야말로 자동차 등 다른 교통수단으로 전이되는 모달시프트가 일어나버리는게(망했어요 ㅠ) 이 운임의 딜레마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최근 유가 등 교통수단 선택에 영향을 주는 요소의 변화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는 알수 없는데다 이것이 일반적인 영향이라고도 할 수없는 실제적 상황도 있으니 어디로든 결론 내리기도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앞으로 철도 여객운수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적인 통제와 보조도 중요하지만 철도 운영기관의 보상적인 측면에서 장거리 서비스를 제공할수록 더 큰 헤택을 받도록 하는 제도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이것이 기본 운임 인상이라는 병크??가 되어서는 곤란한데 이런 점을 감안할때 사실 중요한 것은 기본 운임의 액수 외에 운임의 기울기라는 요소를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ps: 운임 산정 과정에서의 사회복지적 압력이라는 키워드를 보니 최근 전철에서의 비매너 승객 문제도 일부는 여기서 다룰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뭐 다는 아니지만 일부 노인들의 차내 매너 상실과 여기서 수반된 각종 승객간 분쟁, 거기에 몇푼도 안되는데도 온갖 문제를 일으키면서 차내 폐지수집에 나선 사람들, 걸인의 구걸(일부는 앵벌이 등 즉 범죄에 수반된 행위도 있습니다.)행위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구걸이나 폐지 수집 수익은 얼마 안되는데 다른 여타 비용(승차권 구입 등) 없이 가능한것이 지금의 현실인데 단속이라는 행정력 외에도 운임이라는 경제적 족쇄를 붙이는 것도 큰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사법인력(철도 경찰 등)에 의한 단속도 중요하지만 그 외에 운임이라는 금전적 족쇄??를 붙이면 그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사실 이 운임이라는게 법적으로 부과금이나 과태료 같은 단순한 행정처분에 그치지 않고 사기죄나 유가 증권 위조 등의 민형사적 책임이 붙어버리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법적 제재도 가능한 점이 특징입니다. 다만 지금처럼 정부부터 법을 우습게 아는 현실에서는 좀처럼 답이 나오기 어려운 면이 있긴 하지만....

 

ps: 본문에서는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았으나 일본의 운임산정방식을 보고 환상??을 가질수도 있는데 그전에 단점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고 넘어가야할 점이 있습니다. 우리가 JR의 운임만 보고도 일본의 철도 운임이 살인적이다라고 생각하듯 일본 현지인들도 약간은 부담을 느끼는 편이고(이래서 JR큐슈의 니마이킷푸/욘마이킷푸와 JR도카이의 후랏토 고다마 상품이 있는듯 합니다.) 실제로 신칸센 이용시 총 지불 금액(운임+신칸센 요금 합계)의 왕복만 해도 무려 근거리 국제선 항공 운임에 맞먹는 수준이라 국내여행할 사람들이 해외로 다 나가버리는 판이라 일본 국내 관광 진흥에도 꽤 안좋은 영향을 주고 있을 정도입니다. 거기에 아무리 운임이 높아도 만년 적자인 노선은 여전히 적자 걸음을 하고 있어서 철도사업자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점은 운임이 높다고 해서 늘 좋은 상태를 보여주는건 아니라는 진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흔히 일본의 민영화가 성공한 사례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 이면에 감춰져 있는 명암(明暗)에 대해서는 아예 소홀히 다루고 있지 않는가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