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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공항철도와 관련하여 상당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떡밥이 있었으니 바로 KTX의 공항철도 연장운행입니다. 떡밥으로만 나돌던 KTX의 공항철도 연장 운행관련 소식으로 철도관련 커뮤니티들이 한바탕 폭풍??에 휩싸였는데 실제로 이를 위해 KTX 산천의 공항철도 시운전도 진행된 바 있습니다.

 여기서는 현행 인천공항 국제선의 특징을 중심으로 논란의 본질이 무엇인지 한번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계획의 초안은 1994년 파리 샤를르 드골공항 주변을 지나는 TGV 북선과 동남선의 연락네트워크인 동부연락선에 RER B선의 공항지선을 동시에 신설하여 샤를르 드골공항에 TGV 서비스를 제공한 사례에서 나온것으로 보입니다.

 뭐 프랑스의 사례에서도 드러났다시피 수도권 이외지역에서의 인천공항 접근성 개선이 목적인듯 한데 문제는 현행 KTX의 운행 패턴과 인천공항의 국제선 이용 특성을 감안할때 과연 효과가 있을것인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는 듯 합니다. 따라할테면 따라해봐

 

 우선 가장 중요한 인천공항 국제선의 특성을 보면 세계의 모든 국제 허브공항들이 그렇듯 거의 아침오전시간대에 비행기 출발이 몰려있는게 특징입니다. 특히 인천공항 국제선을 이용해보신 분들이라면 공감하시겠지만 늦어도 체크인 카운터 앞 2시간 전 도착!이라는 국제선 항공기의 불문율??하에서는 적어도 동이트기 전에 공항으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은 다들 아실겁니다.

 문제는 현재의 KTX 운행패턴을 보면 그것과는 전혀 동떨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경부선 KTX 상행을 기준으로 했을때 부산에서 제일 빨리 출발하는 열차라도 서울 도착은 빨라야 7시 30분대이고 인천공항 도착은 이미 오전 8시가 넘은 시간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사실상 KTX로 아침오전시간대에 출발하는 비행편을 이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인데 또 다른 문제는 소요시간을 비교할때 출발지에 따라서는 차라리 인천공항행 환승전용 내항기를 이용하는게 더 낫다는 말도 있습니다. (부산의 경우 일부 동남아 노선은 김해공항 직항이 더 경제적인데다 인천에서 출발하는 장거리 노선은 환승내항기가 더 편리하다는게 정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간대에 대한 장애를 극복하려면 KTX 운행시간을 더 앞당기는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데 이미 고속선의 심야시간대 보수작업과 승무원 배치문제로 인한 노사간의 새로운 불씨??가 될 가능성을 감안하면 턱도 없을 상황인데다 거기에 장거리 국제선을 이용하는 경우 어차피 비행기에서 하루를 보내는 이상 인천공항까지의 소요시간 자체가 그리 중요한 조건은 아니라는 의외의 앙케이트도 있습니다.

 이러한 시간대별 핸디캡??과 적어도 1개 이상 수하물이 존재하는 공항승객의 특성상 각 지방공항의 인천행 환승 내항기와 공항행 장거리 리무진버스에 비하면 포지션이 다소 애매한게 함정이라면 함정이랄까...

 

 그리고 이건 KTX와 공항철도의 만성적 문제에 가까운 이야기지만 이미 공항철도 인프라 건설에 엄청난 투자가 들어간 상황에서 KTX의 바닥면이 고상홈보다도 훨씬 낮은 점을 감안할때 고상홈을 다시 저상홈으로 개수하는 등 또다시 엄청난 돈을 깨버리는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거기에 KTX의 경우 공항철도의 유효장을 감안하면 KTX 산천만 입선이 가능한데 문제는 경부선은 이미 20량 고정편성으로도 상당한 탑승률을 보이는 상황이라 오히려 경부선 KTX의 공급을 갉아먹게 되는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농후해 보입니다.도카이도신칸센에 N700계 사쿠라 운행하기??  이 문제는 사실 엄밀히 말하면 편성 조성쪽의 문제라 서울역에서의 분리병합 문제만 해결하면 되긴 합니다만....

 거기에 경의선을 타고 수색에서 공항철도에 진입하는 특성상 가뜩이나 수색으로의 회송만으로도 만성적 혼잡을 빚고 있는 경의선의 용량을 갉아먹다시피 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서울역의 도심공항서비스로 어렵게나마 경쟁력을 유지하는 요소인 직통열차마저도 포지션이 애매해지니 이쯤되면 너죽고 나살자 식의 게임으로 횡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개될 경우 가뜩이나 들어간 돈에 비해 수익은 안나온다는 비아냥에 시달려온 상황에서 그나마 좋은 일좀 하려다가 오히려 이중으로 욕을 얻어 먹게될 판이라 좋을게 하나도 없는건 두말할 필요없는 잔소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나마 장점이라고 할 만한 요소는 눈이나 비가오는 상황에서도 어느정도 보장되는 정시성 외에는 거의 전무한게 현실인데다 그나마 좀 현실적인 가능성은 공항에서 고속철이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는 수요인데 문제는 이마저도 전술한 각 지방공항으로 가는 환승 내항기 아니면 어차피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온 이상 빨리 이동하는건 중요치 않으니 차라리 각 지방행 장거리 우등버스로 편히 쉬는게 낫지 않겠는가로 갈려지는 판이니 위에 언급한 문제점들을 감안하면 KTX 인천공항 연장의 효과는 다소 부풀려진 측면이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ps: 이 내용을 올린지 날짜가 지났지만 이와 관련하여 한가지 중요한?? 뉴스가 있어 하나 더 추가해봅니다. 공항철도 KTX 직통운행과 관련하여 연결선 건설에만 무려 3000억 이상 들어갔는데 정작 시간단축 효과는 30초 남짓이 되어버린 어이가 없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를 두고 정말 죽도 밥도 아닌 결과라고 해도 할말이 없게 되어버렸는데 그것도 더 어이없는 것은 그 이유가 기존 공항철도 차량이 고속성능이 아니라서 해당 차량들과 섞어 다닐경우 다이아 조정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다는 내용입니다.

어째 이 떡밥부터 뭔가 좀 아닌듯한 냄새가 난다 하더니 결국 이런 결과까지 나온건 정말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