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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다가 좀 뜬금없는?? 소식을 듣고 한번 올려봅니다.

코레일 국정감사에서 모 의원으로부터 통근형전동차에 화장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와 내년 2월 발주 전동차부터 화장실을 설치한다는 계획이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경부선 병점-천안 2복선 개통 이후 수도권 광역전철의 운행거리가 길어지고 말단으로 갈수록 특히 경춘선 마석 이동이나 장항선은 그야말로 거의 1시간으로 벌어지는 동네라 그 곳에서 중간에 화장실 한번 갔다오면 사실상 하루를 공치는 결과가 되버리니 어떻게 보면 반가운 소식??이나 정작 수도권 광역전철의 현상황을 보면 이 소식을 반갑게 맞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 이야기의 시초는 경부선 병점-천안 2복선 개통을 신호탄으로 경원선 의정부-소요산 전철화 등 수도권 광역전철 운행거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데다 경부선 병점 이남이나 경원선 의정부 이북으로 가면 배차간격 최소 15분 이상은 가볍게 넘어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상술한것처럼 그곳에서 화장실을 갔다오면 그야말로 시간적 로스가 커지는 곳이라 가능하면 차내에서 볼일을 해결할 수 있는 조건이 중요하게 작용하게 됩니다.

계획은 그렇게 간단하지만 실상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게 문제라면 문제인데 이제부터 어떤점이 문제가 될 요소인지 한번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해외 특히 일본의 경우 근거리 전동차에 화장실 설비가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다만 이는 비교적 장시간을 운행하는 즉 통근형이 운행하기에는 거리가 멀고 특급형이 운행하기에는 단거리인 즉 중거리를 운행하는 열차이고 통근러시가 극단적으로 작용하지 않으며 중간 역의 설비가 애매하거나 배차간격이 적어도 15분은 가볍게 넘어가는 관계로 화장실을 가기 위해 중간에 하차할 경우 시간적 로스가 커지는 경우에 해당하는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시스템의 목적과 효율성에 관련된 이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종로선 구간은 평시에도 물갈이가 심한 구간이라 공간 하나하나가 아쉬운 상황에서 한정되어 있는 공간을 거의 갉아먹다시피 하기에 교직 양용 사양에 투입하는건 여러모로 무리가 있는 점은 더 이상 말해봐야 별 가치가 없으니 생략하고 그나마 지상선용 교류 전용차량이라면 가능성이 좀 높긴 하나 본격적으로 어떤 문제가 생기게 될 것인지 한번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화장실 더 나아가 물 공급과 위생시설이 붙을 경우 차량의 회전율은 상당히 떨어지게 됩니다. 과거처럼 물만 공급되고 오물은 운행중 선로에 낙하시키는 재래식이라면 모르지만 이건 지금에 와서는 불가능한 일이고 결국 오물을 탱크에 저장해 두다가 이후 배출해야만 합니다. 이건 탱크를 정기적으로 비워야 하고, 위생시설 처리를 위해 물을 정기적으로 공급해야 하며, 시설이 정상 작동하는지를 늘상 점검해 조치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물의 공급은 거의 매일 이루어져야 하고 탱크의 오물처리는 용량과 처리방식(KTX와 같이 순환사용이냐 아니면 산천과 같이 진공처리냐 등)에 따라 주기가 달라지지만 대개 차량기지 드나들때 이루어져야 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중간 회차때마다 실시되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나마 이 부분은 일단 회전율이 비교적 완만한 간선 여객열차의 이야기이고 일반 전동차의 경우는 어찌 될지 단정하기 어려운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차량의 운행거리를 생각하면 야간 주박마다 물 공급 작업이 부과되고, 차량 탱크 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기지 입출고 마다 탱크 배출처리를 해야 하는 문제가 생길수도 있습니다.

이 문제는 1일 차량 운용표에서 회차시간 여유를 다소 확보하고 이를 위해 차량을 예정보다 1편성 더 도입하는 방법으로 일단락 될 수 있는 문제이긴 합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배관 등의 설비는 특성상 고장 가능성이 높은 물건이라 유지보수에서 골치아픈 상황이 발생할 것이고 이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화장실 관련 민원만으로 상당한 골칫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반여객열차는 중간에 승무원이 순시하면서 한번씩 체크하고 최악의 경우 화장실 폐쇄 등의 조치를 취할 수도 있지만 전철의 경우 차내 순시를 도는 승무원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 의미는 정말 화장실이 역류하거나 해서 악취가 심하게 나는 등의 문제가 생기더라도 승무원은 인지를 못할 가능성이 크고 거기에 도심구간이든 광역전철 말단 구간이든 열차 운행 다이아 때문에 역에 차를 세우고 조치하고 할 상황도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즉 실시간 운행 정보시스템에서 차량 문제로 일부 지연이 떳는데 원인은 알고 보니 화장실 고장이라는 다소 황당한 이유랄까....

거기에 전동차는 일반 여객열차와 달리 객실과 승강대가 분리되지 않은 구조인데다 화장실 또한 공간적 분리가 완전하지 않은 구조가 됩니다. 이 말은 화장실 악취가 그대로 객실로 들어간다는 이야기가 되니 그야말로 헬게이트 작렬이라는 의미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전동차의 차내매너 문제는 사실 굉장히 심각하고 화장실의 경우 오물이 아니라 쓰레기류를 투기하게 되니 헬게이트를 제대로 만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표적인게 담배인데 전동차 안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공간이 딱 나오게 되니 그야말로 광역전철의 막장화를 열어주는 결과가 생길겁니다. 거기에 아예 노숙자가 장기점거를 하거나 할 경우 조치하기도 굉장히 난감한 그런 일이 생길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할수 있는데 만약 화장실을 추가한다면 항공기 화장실에나 존재하는 스모크 디텍터(담배연기 감지기)는 기본으로 탑재해야 하고 운전실 모니터에 화장실 사용여부를 확인할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추가되어야 할겁니다.

어떻게 보면 괜히 근거리 전동차에 화장실이 설치되는 경우는 그야말로 중거리 근교형 전동차에 한정되어 있는것도 괜한 이유는 아니니...

 

듣자하니 이 문제가 불거진게 온양온천 가는 노인들 때문이라고 하는데, 사실 온양온천에는 일반 열차도 전부 다니고 있는 상황이고 정작 이들은 수익에 기여하지 못하는 무임 대상 고객이라는 겁니다. 사실 상술했다시피 수도권 전철의 운행 거리가 길어지면서 중거리에 알맞는 차내 설비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긴 했지만 그때는 여러가지 이유로 검토조차 안하다가 갑자기 이런 이들을 위해 막대한 비용과 트러블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소수를 위해 다수가 피해를 보는 전형적인 케이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만약 이것을 계기로 무임수송 대상의 조정과 부정승차 단속을 강화하고 화장실 주변 CCTV 등 차내 화장실과 관련한 방범대책을 수립하는 등의 광역전철 관련 혁신??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한마디로 백약이 무효가 되버리는 상황이 될겁니다. 아예 달리는 슬럼이 되지 않는다면 다행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