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지난번 도시.광역철도 부문의 안전대책에 관한 내용을 집필했고 원래 순서상으로는 시리즈로 이 내용이 먼저 올라왔어야 합니다만 집필해야 했던 내용과 철도 관련 이슈를 맞춰야만 했던 근래의 일도 있었고 마침 최근의 안전문제와 연계하여 다소 주목해야 할 부분에 대해 올려보고자 합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철도는 크고작은 사고가 몇차례 있었지만 대량의 인명피해가 일어난 사고는 KTX 개통이래 거의 없었습니다. 이는 KTX 운행에 따른 시설개량이나 업무 방식 개선, 자동화의 보급과 인력 관련 개편도 있지만 여기에 더해 열악한 처우의 개선, 양질의 인적자원 확충이라는 요소가 조화되었기 때문입니다. 공사화 이후 여전한 영업적자로 인해 영업에서는 아직도 어려운 상황이긴 합니다만 그런 와중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이 이어진 것은 이러한 개편의 영향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근래들어 광명역 부근 KTX 탈선을 시작으로 지난해 대구역 구내 사고, 급기야 태백선 문곡역 부근에서의 관광열차와 무궁화호 열차 충돌사고 등 사실상 중대사고에 가까운 사고가 빈발하고 이를 둘러싼 노조와 경영진의 갈등으로까지 표출되면서 이러다가 예전 철도청 시절처럼 대량의 인명피해가 한번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거기에 사실 철도의 안전이 향상되었냐고 할수 있냐면 그렇다고 대답하기도 뭔가 거시기한게 도시.광역철도편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승강장 안전책, 건널목 입체교차 등 설비적인 부분은 향상되었으나 이와 관련된 인적인 부분에서의 공백, 설비적인 부분의 안전대책 수립 이전 사실상 방기에 가까웠던 개소 등 어떤 면에서는 순서가 안맞거나 그 전에 반드시 있어야 할 필요한 대책이 빠진듯한 모습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철도관련 중대사고 건수 가운데 절반 이상의 원인을 차지했던 건널목 안전확보 미비의 경우 최근의 복선화와 선로 개량 등으로 상당수의 건널목이 폐지되고 입체화되면서 전반적인 안전도는 향상되었으나 아직 개량되지 않았거나 경부.호남선같이 앞으로 사실상 개량될 일이 없는 노선들의 건널목은 여전히 남아있고 이들 가운데 아직도 안전장치의 기본인 차단기가 없는 개소가 남아있는 실정이며 현존하는 1종 건널목조차 일본의 같은 규모에서는 기본이다시피한 지장물 검지장치, 열차속도별 정시간 경보제어시스템 등 고도의 안전설비는 거의 전무하다는데 있습니다.

 물론 철도 개량과 복선화에 맞춰 위험요소가 개량되는 건 당연한 일이긴 합니다만 위에서 언급한것 처럼 아직도 현존하는 건널목의 안전설비 보강은 아직도 전무한데다 95년 경전선 연양리건널목(전남 화순) 군내버스, 97년 전라선 서도건널목(전북 남원) 남원시내버스의 비극 등 중대한 규모의 사고는 정작 차단기가 없는 낮은 등급의 건널목에서 일어났다는데 있으며 더군다나 일본에서도 차량통행 빈도라든지 1종 건널목이라도 사실상 건널목 안전에 한계가 드러나 입체화가 필요함에도 그 비용상 완전히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건널목 입체교차화 외의 현존하는 건널목의 안전설비 보강은 아직도 제자리 걸음인 상황을 보면 현재까지의 안전대책이 과연 완전하다고 할수 있는지는 다소 의문이 남는 대목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대구역 사고와 같이 정작 불요한 위치에 설치된 색등 신호기라든지 지난번 카페게시판을 뜨겁게 달구다시피했던 ATP의 효용성 논란 등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신호보안장치의 오류와 결함이 수면위로 떠오르는 상황은향후 철도 안전대책에 큰 장애가 됨에 동시에 언젠가 큰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다분합니다.

 

 여튼 이번 사고처럼 최근의 허점을 사소한 실수가 파고들면서 괴물이 되다시피했던 유형의 사고가 빈발하는 상황과 관련하여 처음에도 언급했지만 공사화이후 각종 안전대책이 나오고 열악한 현장 여건이 개선되면서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최근 민영화니 자회사화 같은 코레일의 근간을 흔드는 이야기가 자꾸 나오면서 마침내 시스템의 기반까지 흔들리는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결국 조직 안에는 사람이 있으며 조직에 함부로 칼을 대는 것은 그 안의 사람을 다치게 하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다른 누군가에게도 피해를 준다는 점을 어느정도 유념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할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ps: 아니나다를까 또 중앙선에서 전동차가 1시간 가량 멈춰서는 일이 벌어졌는데 그것도 수도권 노선가운데 운전취급부터 상당한 주의를 요한다는 용산-이촌 사이의 절연구간에서 기기이상으로 강제 제동이 걸렸다고 합니다. 이쯤되면 이미 여러곳에서 문제가 터져나오고 있다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