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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새 휠체어도 고속버스에 타고싶다니뭐니 해서 다소 시끄러운 모양이고 이것 때문에 트러블까지 일어나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하여 무엇이 문제이고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 한번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원래는 공공교통 게시판에 올려야 할 내용이긴 합니다만 철도의 과제이기도 하고 현재도 철도 관련 논쟁중 하나인 저상홈 VS 고상홈 논쟁과도 연관된 내용이기에....

 

 사실 고속버스의 휠체어 승객의 탑승이 불가능하느냐 하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모 고속사에서는 중간 휴게소 무정차 노선에 한해서 출발지 터미널에서 운수사 직원들이 해당 승객을 지정석까지 들것으로 안내하는 한편 휠체어는 하부 화물칸에 적재한 다음 목적지 터미널 영업소에 해당 차량번호와 도착시간을 통보하여 휠체어 승객의 하차 보조를 부탁하는 식으로 처리하기도 합니다.

 헌데 그럼에도 이와 관련된 논란이 이번처럼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예전과 달리 전동 휠체어가 보급되고 이런 전동 휠체어는 구조적 특성상 기존의 수동 휠체어와 달리 접이식이 불가능한 형태이기에 하부 화물칸의 적재 공간도 전동 휠체어를 그대로 싣기에는 애매한 조건이라고 합니다. 이쯤되면 사실상 휠체어채로 승차가 가능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는데 이렇게 되면 사실상 운수사 입장에서는 수용 불가능에 가깝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는 고속버스 등 장거리 버스로 투입되는 버스의 구조적 특징에서 비롯됩니다. 대개 이런 장거리를 달리는 버스는 고속도로를 운행하고 고속도로에서는 당연히 속도가 빨라질 것이니 그러한 목적이 높아질수록 버스 실내의 바닥은 높아지는데 이는 승차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만큼 승차감이 좋아야 함을 의미하고 지면에서 높아질수록 승차감이 나아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흔히 '멀미'라고 하는 승객의 이상현상 호소 즉 버스를 탔을때 사람의 눈에서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피동적인 움직임의 신호가 뇌에 전달되는데, 이런 신호들이 조화되지 않고 상반될 때 나타나는 신경성 고통??이라 정의하는 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같은 속도로 주행하더라도 버스 실내의 바닥 높이가 지면에서 얼마나 떨어져있느냐에 따라 승차감이 달라지는 특성이기에 장거리 버스들은 당연히 실내 바닥이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일본이나, 미주, 유럽같은 곳은 한술 더떠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버스인 대우버스의 BX212보다 더 높은 슈퍼하이데커 차종이 많은 것도 괜한 이유가 아니랄까.... 이쯤되면 사실상 휠체어의 직접 탑승을 위한 초저상 차량의 도입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 할겁니다. 거기에 차량 하부공간을 화물칸으로 이용하는 특성과 승객중 적어도 한명은 화물칸에 짐을 싣는 경우가 많아 현재의 버스구조로 화물칸이 사라지는 단점은 어떠한 장점으로도 커버는 것도 어려우니....

 

 그렇다고 대안이 전혀 없는가 하면 '장애인 버스'라 하여 측면에 휠체어 리프트를 장착한 특수 옵션이 존재하며 복지관마다 이런 특수 버스는 기본으로 한대 이상은 보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특수옵션일수록 일반형에 비해 가격이 더 비싸니 사실상 운수사 입장에서 휠체어 승객이 얼마나 탑승할 지 예측하기 어려우니 쉽게 도입하기에는 계륵에 가까운 존재인데다 휠체어 리프트의 점검 등 손이 많이가는 부분도 있어 여러모로 부담이 가해진다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닙니다.

 덤으로 좌석이 줄어드니 예전보다는 덜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혼잡한 서울-광주, 서울-대전, 서울-전주 이런 노선에서는 오히려 공급이 줄어드는 효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데다 동양고속 서울경부-천안 노선의 그랜버드 실크로드처럼 만성적 공급부족이기에 차량 정원과 우등 선호 승객의 쾌적성까지 동시에 잡아야 했던 사례를 감안하면 이게 얼마나 골치아픈 문제인지 감이 오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전술했다시피 중간에 휴게소에서 휴식을 하는 장거리 노선의 경우 주말 고속도로 혼잡시기처럼 다른 고속도로로 우회해야 하는 상황도 생기며 당연히 휴게소도 통상 운행 노선의 휴게소가 아닌 다른 휴게소를 이용하게 될 것이니 휠체어 승객을 지원할 수 있는 인력이 없는 경우도 있어 설령 휠체어 승객이 탑승 가능한다 해도 휴게소 무정차인 중단거리 노선 위주로만 가능하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보다 휠체어 배리어프리가 앞선 미주나 유럽, 일본조차도 장거리 버스의 배리어프리 문제는 여전히 답이 안나오는 상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보다 휠체어 배리어프리가 앞선 그들 조차도 이런 문제에 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면 결국 뻔한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나 싶은데 더 큰 문제는 철도가 없는 시군이 철도가 지나는 시군보다 훨씬 많기에 사실상 대체교통이 없는 상황에 가까운터라 이 문제가 더 부각되는 면도 없지 않습니다만...

 

 결국 현 시점에서 그나마 가능한 것은 장기계획으로 잡혀있는 전국 철도역 승강장과 철도차량의 고상홈 대응을 위한 개수계획과 철도의 경쟁력이 낮거나 철도가 없는 시군으로의 장애인 맞춤 이동서비스 도입이 그나마 해결책에 가깝지  않을까 싶은데 어쩌면 철도 관련된 대표적 논쟁중 하나인 저상 VS 고상의 쟁점에서 고상홈이 승강장 안전대책이 수반되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여러가지 측면에서는 고상홈이 최적이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더 나아가 지방도시권 광역전철 사업에 수반하여 근교형 전동차를 통한 제대로 된 완행 서비스의 부활이 이루어질 경우 무인역이 되었거나 기존 무배치 역의 경우 어차피 승강장을 다시 공사해야 할 것이고 거기에 수도권처럼 무슨 10량 장대편성이 아닌 끽해야 기본 4량 EMU 정도의 유효장이 요구될 것이니 이쯤되면 전철 고상홈 높이의 나무로 만든 임시 승강장이 적당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기존 승강장을 고상홈으로 개수해야 하는 부담은 어느정도 줄어든다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선로 직선화 할 돈으로 장기 계획으로만 잡힌 전국 철도역 승강장 고상홈화부터 착수했다면 장애인 배리어프리 측면에서도 편익은 배가 되었을 것이니....

 여튼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면 결국 철도에 대한 투자와 사회적 허용수준에서의 고비용 삭감 방안, 그리고 본격적인 장애인 맞춤 이동 서비스의 도입을 위한 노력이 들어가야 할 것이고 사업성과 공공성의 선순환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이렇게 여론이 달아오르고 있는 이상 중앙정부와 관계부처, 교통사업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뭔가 의논을 해보는게 좋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하겠습니다.

 

ps:                                                                                                                                                      듣자하니 아직 초저상버스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전륜 차축과 서스펜션이 아직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고 이마저도 국산화는 꿈도 못꾸는 상황이라고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시외.고속버스 저상화 요구는 이쯤되면 많이 엇나간 요구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떻게보면 가장 절실하다시피한 마을버스에서 정작 중형버스는 2계단 고상형 모델이 전부라 이것도 과제가 되다시피하는 상황인데 이런 문제부터 먼저 해결해지 않는 이상은 아랫돌빼서 윗돌 괴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겁니다.

ps:                                                                                                                                                       새 계속 합법성 여부를 놓고 해당 업체와 정부부처간의 다툼이 벌어지는 맞춤 예약제 이동서비스 논란과 관련하여 이참에 이런 장거리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 전용 운수서비스로 유도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그것이 우리나라 업체가 아닌 외국 업체라는 것이고 그에 따라 정부 보조와 세금 등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소지가 다분하긴 합니다만 사업구역 등으로 계속 잊을만 하면 지자체간의 나와바리 싸움으로 이어지는 문제로 한계가 있는 택시 서비스와는 어느정도 자유로운 면이 없지는 않으니 일거에 이런 복잡한 문제를 매듭지을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