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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nspector.tistory.com/entry/운영주체-통합은-필요한가

 지난번 2호선 상왕십리역 사고 이후 서울시의 서울지하철 운영주체 일원화를 시사하는 발표 이후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합병설이 보도되었다가 서울시의 해명으로 일단락되었습니다. 지난번에도 언급했다시피 서울지하철은 9호선의 민자사업자까지 가세하면서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미분화된 관계로 운임 정산 등 여러면에서 부담만 늘어난데다 도쿄의 도쿄도 교통국과 도쿄메트로의 일원화라 부르는 일본 최대의 공공교통 관련 공기업 발족 가능성 등대도시 공공교통 운영의 일원화를 통한 이용 편의성 도모라는 국제 동향도 있으니....

 사실 몇년 전에도 서울지하철 운영주체의 일원화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었기에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생각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국가나 도시마다 다르긴해도 지하철 노선수는 서울과 비슷하거나 더 많아도 해당 지하철 노선의 운영과 건설은 서울과 달리 일원화된 케이스가 의외로 많습니다. 더 파고들면 한술 더 떠 시내버스를 직영하거나 적어도 시내버스의 노선 인가까지 담당하는 케이스 즉 프랑스 파리(RATP), 미국 뉴욕의 MTA, 일본의 오사카, 나고야, 센다이가 대표적인 사례이며 그 외에도 여러 도시에서 도시철도와 해당 시의 시내버스 노선 관련 업무까지 일원화된 사례가 있으나 공간 관계상 그 외의 내용은 패스하고....

 하지만 이렇게 취지는 그럴듯 해도 막상 이렇게 정리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며 이미 수천명의 조직이 되어 있는 양대 도시철도 공기업의 인력을 어떻게 조정해야 할 것인지부터 난제인데다 모든 것을 사람의 손으로 다 해야했던 그 시절의 노선과 최첨단 기술과 혁신을 적용한 최근의 노선을 붙여놓는다는 것 자체가 어려움이 따른다는데 있습니다. 누차 강조하는 대목입니다만 9호선이 잘 돌아가네 어쩌네 해도 기본적으로 최신 설계이념과 기술로 마련된 곳과 과거 모든 것을 사람의 손으로 해야 하던 74년 개통의 1호선을 비교하는 것부터 말이 안되는 뻘짓일 것이니....

 서울도시철도 발족때부터 약간 달라진 건설/차량 관련 규격도 문제가 될 것인데 5호선 건설 당시부터 건설비를 삭감하기 위해 차량 높이와 건축한계가 대폭 축소되는 바람에 그 이전의 지하철 차량한계와 건축한계를 원용하고 있는 서울메트로의 차량은 신규격 팬터그래프의 채용, 교류 전원의 절연문제로 지붕에 길다란 절연체가 있는 교직 양용 전동차는 아예 입선 자체가 안된다는데 있습니다.

 물론 차량단면폭 등 기본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기에 이게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는가이긴 합니다만 서울메트로의 경우 1호선 건설 당시부터 코레일과 차량한계를 공용화하고 후에도 계속 원용되어 이후에 통행방식이나 전압 문제로 초기에 다소 트러블이 생기긴 했어도 4호선과 과천.안산선 직결운행 등 상호직결운행을 통해 수도권 전철의 경쟁력을 어느정도 확보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도시철도공사의 노선은 차량한계 문제로 다른 회사 노선과의 직결운행 자체가 불가능한 형태이기에 직접 노선을 연장하지 않는 한 서울시계에서 끊어질수 밖에 없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있었던 바 있습니다.

 뭐 실제로 가면 각 운영기관의 사정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무조건 그리 해야할 이유까지야 없긴 하지만 수도권 철도교통의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는 불편하면 불편했지 이득이 될 부분은 아니기에....

 더 나아가 운전/신호보안에 수반된 차량 승무인원 규모의 차이와 조정에서 트러블이 예상될 것이니 서울메트로의 경우 전 노선 10량 편성에 반드시 기관사와 차장 2인 1조가 붙어야 하고 도시철도공사의 경우 전 노선 ATO를 사용한 1인 자동운전을 채택하고 있어 이 부분에서는 그야말로 강대강의 대립이기에 어느 한쪽이 양보하기 어려운 문제라는데 있습니다. 전술한 것처럼 서울메트로는 2호선의 지선을 빼면 전 노선 10량 편성에 혼잡도가 격심하여 차장 승무를 유지할 것이고 도시철도공사마저도 혼잡이 심한 5호선과 7호선에 한정하여 차장 승무가 붙는 것이 요구되는 상황인지라....

 그리고 막상 양 기관을 통합한다고 해서 부채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어서 오히려 부채비율이 더 증가하기에 더 심각한 상황에 가까운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데 서울메트로의 경우 지난해 2013년 한때 경영 위협단계인 자본잠식 비율 82.7%에서 73.7%로의 감소를 시작으로 올해 2014년 국정감사에서는 60.56%로 나오는 등 부채로 인한 자본잠식에서 탈출하는 노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건설부채에서는 서울메트로보다 더 심각한 도철의 부채까지 떠안아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니 서울메트로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 안을 환영할리가 만무하다는데 있습니다. "이미 우리기관 부채만으로 오랜기간동안 고생했고 겨우 부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는 마당에 왜 다른 기관의 부채까지 떠맡아야만 하는가"라고 나올 가능성이 높겠습니다만....

 

 결국 이번 논란은 전술한 것처럼 상당한 문제가 있긴 하지만 서울지하철 운영주체의 분리를 통한 비교경쟁이 사실상 효과가 없었음을 의미하고 이용자 측면에서는 같은 서울시 운영기관임에도 왜 그렇게 다르냐 하는 불만이 제기되었으니 결국 경쟁체제가 고비용 저효율이라고 대놓고 디스하는 결과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운영에서는 안그래도 버스와의 환승할인때문에 기본운임에서 손실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도시철도공사 관할 구간까지 포함해서 운임정산을 해야하니 업무가 더 복잡해졌으니...

 하지만 한편으로 과거부터 1.3.4호선의 일부구간 코레일과의 트레이드 떡밥이 있었으나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결국 없던일로 묻혀버린 사례를 감안할때 그나마 같은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 양 운영기관으로 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술했다시피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과 양 운영기관의 차량한계와 건축한계 차이 등 인프라적 차이에서 상당한 문제가 있고 서로 타협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는 점을 볼때 이게 얼마나 복잡한 조정문제인지 짐작할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결국 그나마 현시점에서 최선의 방책은 9호선의 완전 개통후 운영주체의 명확화와 서로 뒤죽박죽이다시피한 서울시내 경전철 사업의 건설/운영주체 교통정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전철이야 운임빼면 독립된 노선으로 굴러갈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다만 관리부문의 경감과 인력운용의 편의, 저출산과 노령화에 수반된 양 운영기관의 향후 인적상황을 감안하면 적어도 운영위탁 정도의 방안이 필요하기에...



ps:                                                                                                                                                       이 떡밥의 발단이 되었던 양 지하철 운영기관의 부채문제에 대해서는 사실 서울메트로의 1기 지하철 노선 건설이 정부차원에서도 추진된 만큼 건설 부채 금액가운데 일부는 중앙정부가 부담하는 등의 부채 상환 규모를 공정하게 분담하는게 중요한 포인트가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시에서 운영부문으로의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도 이러한 부분을 거론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