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요새 철도관련 글만 쓰다가 간만에 철도외 공공교통 즉 버스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제목의 결과가 말그대로 4월 13일 경부고속도로 안성부근 버스전용차선 5중 추돌사고라 생각합니다. 경부고속도로 안성부근은 주말만 되면 헬게이트가 열리는 곳이고 주말에 실시되는 버스전용차선마저도 시행 규정이 모호하여 버스외에 소형승합차까지 가세하면서 버스전용차선마저도 헬게이트가 열리기 일쑤에다 버스와 소형승합차 운전자간의 신경전까지도 벌어지는 경우를 많이 볼수 있었습니다.

 결국 여러모로 위태로운 상황에서 3월 31일에는 4월 13일 사고현장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서 같은 유형의 사고가 나더니 얼마안가 결국 4월 13일 당일 제대로 사단이 나버렸다고 할수 있겠습니다. 그것도 3월 31일에 한일고속 12년식 선샤인이 사고에 휘말리더니 또 4월 13일 당일에도 같은 운수사 같은 차종의 차량이 사고에 휘말리는 상황이 발생하였고 결국은 한일고속 승무원 한분이 하늘길로 가신 결과에 이르렀습니다. 대체 한일고속이 무슨 죄라고 -_-

 

출처: 연합뉴스

 아직 사고원인에 대해서는 조사중이고 아직 밝혀진 이야기는 없으나 목격자나 다른 사고버스 승무원들의 증언에 의하면 사고직전 1톤 트럭 한대가 갑자기 버스전용차선에 진입하였고 추돌을 피하기 위해 급제동을 했다가 뒷따르던 버스들끼리 연쇄추돌하는 결과에 이르렀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실제로 해당 1톤 트럭 운전자는 버스전용차선 위반과 관련하여 입건된 상황입니다. 인제 현행 경부고속도로 버스전용차선 시행 방식과 법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따져보고 번외로 대형차의 소형차 보호의무가 과연 타당한것인가에 대해 논하고자 합니다.

 

 경부고속도로 버스전용차선은 한남-오산 구간에서 7시에서 21시까지 상시 운영되는것을 제외하면 주말, 휴일, 공휴일에 한남에서 신탄진까지 운영되고 있습니다. 사실 여기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으니 '6인 이상 탑승 소형승합차 통행가능'이라는 규정인데 뭐 정말 말그래도 소형승합차라도 6인 이상 탑승한 경우에만 진입하는 등 법규가 잘 지켜진다면 모르나 아직 선진국의 반도 안되는 의식수준에 교통법규 위반은 그냥 예사인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전반적인 특성상 잘 지켜질리가 만무합니다. 거기에 해당 규정마저도 실효성 의문에다 위반차량 단속도 아예 불가능한게 실제로 소형 승합차에 6인 이상 탑승했는지 여부를 직접 확인할 길이 없다는게 큰 문제입니다. 모호한 교통법규에 단속 방법도 사실상 전무하니 이러니 6인 미만 탑승 차량까지 가세하고 심지어는 소형 승합차가 아닌 SUV 차량들까지 들어오니 사실상 버스전용차선이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거기에 요새는 네비게이션이나 GPS에 버스전용차선 단속 카메라 위치까지 알려주는 장치까지 등장하면서 단속 카메라를 앞둔 지점에서 슬그머니 피했다가 카메라 지점 후에 다시 진입하는 수법으로 명백한 버스전용차선 위반을 포착했음에도 카메라가 그것을 감지하지 못하는 등 사실상 지능적인 수법까지 등장하면서 교통경찰들조차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게 현주소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쩌면 이번 사고는 이미 예견된 결과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상황을 또다시 반복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현재 고속도로 버스전용차선 시행 규칙을 적어도 2배 이상은 강화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곳을 자주 다니는 버스 운전사분들의 견해를 종합해보면 현행의 법규로는 어림도 없다는게 공통적인 견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적어도 버스전용차선 단속 카메라가 후방으로 진행차량의 전면을 투시하는 형태로만 설치되어 있는 형태에 진행방향으로 지나간 차량의 후방을 투시하는 카메라를 증설하는 등 구간단속을 강화하고 위반 범칙금 징수체계도 무조건적 일괄 상향보다는 거리 비례로 누적하여 부과하는 체계를 도입해야 해결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경우는 정말 싱가폴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올려야 하는데 정작 필요한곳에서는 사실상 솜방망이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다소 사회적 논란이 일어날수도 있는 부분인데 현재 교통법규로도 규정되어 있는 대형차의 소형차 보호의무 조항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도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는가 하는 느낌이 드는게 취지대로 그것이 제대로 역할을 한다면 모를까 전술한 운전자들의 낮은 의식수준을 감안하면 과연 실효성이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인천대교 참사나 신공항고속도로 공항리무진 소속 리무진버스 추락 등 소형차와의 사고를 피하려다 버스 승객 전체를 골로보낸 사례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간신히 사고는 면했으나 자 차량의 승객일부가 부상을 당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등 오히려 버스운전자와 승객 전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주범이 되버린지 오래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할때 이건 정말 사회적으로 논쟁이 일어날수 있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버스 승객 45명의 생명과 소형차 운전자 1명의 생명중에서 과연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뭐 사람의 생명을 두고 무엇이 우선인가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긴 하지만 이 상황에서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할수 있겠습니다.

 

 여튼 이번 일을 계기로 고속버스 운송사업조합 등 버스운수 관련 단체들의 버스전용차선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문제는 현재 용 두마리 자동차 파업사태 수습방안을 놓고 사회적 갈등이 일어난 상황에서 이렇게 되면 용 두마리 자동차의 숨통을 죄는 결과가 될수도 있는터라 과연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용 두마리 자동차의 라인업을 보시면 이 말의 의미를 알수 있습니다. 실제로 RV차종들의 인기에 버스전용차선 통행 가능도 한 몫했다는 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