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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약간 중요하게 다룰 이야기가 있어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모 과학잡지에서 2001년부터 시작된 한빛 200이라는 틸팅열차 프로젝트가 상용화 기한인 2012년을 넘긴채 감감 무소식이라는 기사가 떳는데 일각에서는 국가예산을 들여 시작한 철도 고속화 프로젝트중 하나가 사장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도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서는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생각해야 할것인가에 대해 한번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실제로 코레일에서는 2010년 경 개량후의 중앙선 투입을 목적으로 틸팅열차 양산을 위한 보조금을 신청했다가 기획재정부가 거부한 바 있습니다. 여기서 왜 보조금인가 하면 틸팅 장치 등 기존 특급형 차량보다도 많은 전장품이 들어가 있기에 상당히 고가라 보조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기획재정부가 철도 고속화를 위한 결정적 투자를 거부하여 스스로 무덤을 팠다는 비아냥도 나오는 상황이고 어느정도 맞는 이야기이긴 합니다.

하지만 막상 코레일측에서 TTX를 양산해서 운용한다 하더라도 과연 제대로 운용할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일단 TTX의 핵심인 틸팅 장치는 전기 엑추에이터 방식인데 일본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식인 롤러베어링에 공기제어를 부가한 제어진자방식이나 스웨덴의 X2000에 사용된 공압실린더 링크식과 비교하자면 대단히 복잡하고 정교한데다 손이 많이 가는게 특징이라 철도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유지보수 문제로 인해 이것때문에 틸팅열차 유지보수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있었을 정도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한가지 첨언하자면 우리나라의 틸팅열차 개발 컨셉과 그 성능은 사실 틸팅열차가 절실하다고 할수 있는 중앙.태백.영동선 계통보다는 경부.호남선 계통에 더 가깝다는 문제가 있고 이렇게 될 경우 기존 KTX의 영역과의 팀킬??이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합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 틸팅열차의 개발 컨셉과 성능은 정작 틸팅열차를 필요로 하는 선구와는 너무 멀리와버린 감이 없지 않는데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현행의 최소곡선반경 400m(시속 110km/h), 전기 엑추에이터 제어 링크식 모델 외에 일본에서 사용중인 최소곡선반경 300m 곡선가이드식 공압제어진자 모델, 스웨덴 X2000 모델 이 3가지 방식을 개발해서 테스트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철도인프라와 관련해서도 약간 틸팅열차 상용화에 어려움이 존재하는게 최근 중앙선 같은 경우 거의 경부선의 그 이상 심지어 JR 코세이선에 가까운 선형으로 개량되어 틸팅열차의 포지션이 다소 약해진감이 없지 않습니다. 다만 이들 개량선의 경우 뭐 티스푼 공사라는 역사에서도 비롯되었듯 청량리-덕소 구간은 과거의 경부선 규격인 최소곡선반경 600m를 적용한 곳이라 다소 안습한 면이 있고 그외 더 높은 규격을 적용한 나머지 개량 구간들도 개소에 따라서는 특히 기설역사 부근을 중심으로 곡선반경 1000m이하인 개소가 전혀 없는건 아니어서 잘만 활용된다면 청량리-태백 구간의 소요시간 단축만 해도 반 이상은 성공케이스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문제는 원주시내구간의 말도 안되는 개량 계획으로 원주 수요를 날려먹을 공산이 크다는게 문제라면 문제겠습니다만

다만 태백선의 경우 신선건설에 가까운 개량은 커녕 제천-입석리 구간만 그나마 복선화가 진행중이고 나머지는 사실상 추진될수 있을지도 알수 없는 상황이 문제인게 태백선은 곡선반경 200m대의 급곡선이 태반이고 그것도 완화곡선도 없이 그냥 원곡선을 때려박은 형태라 사실상 틸팅열차도 투입 불가능 안습이라는 문제가 존재합니다. 거기다 향후 태백선 연선의 미래도 그리 밝은 편은 아니라 과연 투자해서 남는게 있을지 알수 없다는것도 상당한 장애요소가 될 소지가 높다고 할까나요....

 

이 문제는 향후 언급할 한국철도의 난맥에 한몫하고 있는 철도의 상하분리 구조에서 비롯된 영업과 철도노선 계획의 서로 손발 안맞음과 계획의 부침이 반복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거기에 연구개발 과정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할수 없는게 실제 투입 노선의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성능 즉 중앙.태백선 계통의 운행을 전제로 한것인데 정작 성능은 경부.호남선에 적합하게 나온 오버스펙이라고 합니다. 철도노선 계획과 영업이 서로 손발이 안맞으니 정작 그에 따른 준비를 하고 국가 예산을 들여 연구 개발한 것은 사실상 실제 영업 테스트도 못해보고 사장될 위기에 처한 상황을 보면 과연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ps: 향후 집필할 구 산업선의 미래전망에서 언급할 사항이지만 태백선은 좀 공공재의 유효한 활용차원에서라도 틸팅열차 투입을 전제로 일부 200m대의 곡선반경을 300m 이상으로 확장하여 완화곡선을 설정하고 일부 급구배 구간에는 제동 불능에 대비한 안전 측선을 추가하여 직선구간에서 만큼은 최고속도 130km/h가 가능하게 하면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기관차 견인 화물열차는 여전히 안습이겠지만 안전 요소가 추가된다는 점은 그래도 상당한 발전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ps: 하나 더 추가합니다만 TTX의 핵심 틸팅장치의 경우 전기엑추에이터 제어 링크식인데 해당 설명도를 몇번이나 봤습니다만 꽤나 손이 많이가고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알수 있었습니다. 듣자하니 유압식이나 공압식을 최대한 배제하려는 의도인듯 한데 공압식의 경우 공기압축기가 1량당 댓수가 더 늘어난다는 문제도 나름 일리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손이 많이가는 구조형식을 취하는건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차량 1대에 필요한 공기압축기 성능과 수량이라는 문제가 있어도 간단한 구조라 유지보수가 간편하면 그래도 나름 운용에서 유리한 면이 있는데 이런 길을 놔두고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더디고 복잡해지는 길로 가는건 도무지 무슨 효과를 얻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이해가 안가다 못해 연구 개발과 운용측이 너무 델리케이트해진 면이 없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