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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민영화 떡밥과 관련한 칼럼 연재를 재개합니다. 이번에는 영국철도 민영화의 전반적인 결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영국의 철도민영화는 이른바 프렌차이즈라고 하는 일본이나 다른 이외 국가와는 독특한 방식으로 사업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인가 하면 특정노선이나 특정 계통을 지정하면서 하루 몇편의 운행을 할것이며 어떤 차량을 써야 하는지를 규정하여 얼마를 지불하고 보조금을 얼마나 받을 것인가를 두고 입찰이 진행됩니다. 이것은 보통 특정 사업자의 배타적인 선로사용이 아니다 보니 특정 사업자의 지정노선 전체의 운영과 소유를 부여하는 일본의 방식과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프렌차이즈라고 하는 방식은 현재도 상당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보고서에서도 이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다 못해 사실상 자학에 가까울 정도이고 목표였던 정부 보조금의 절감은 거의 이루지 못했는데 그렇다고 운임이 싸지기는 커녕 지난번에 언급한 발권 시점에 따라 괴물이 되기 일쑤인 결과로 흘렀습니다. 이를 관리하는 주체의 투명성도 그닥이라 선로보유법인인 레일트랙이 날아가고 프렌차이즈 주관기관도 몇차례 바뀌는 등 관리에서도 삐걱거리는 양상으로 이어졌는데 결과적으로는 정반대의 결과인 운송괴물 계열로 합종연횡이 이루어지는 식으로 독과점이 지속되고 정부의 투자위헙 보상이 남용되어 재정부담이 더 커졌다고 합니다.

결국 이런 말도 안되는 시스템은 서해안선 간선열차 입찰에서 그 병크가 터지게 되어(서해안선 간선열차 입찰에 관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세요) 그 결과는 교통부의 장관이 중간에 교체(교체라 쓰고 해고라 읽는다)되고 주요 간부들이 대거 좌천되면서(속된 말로 숙청이라 하죠) 급기야 해당 입찰과 관련된 자들의 청문회 회부와 감사까지 이어지는 등 거의 지진으로 인한 지반 액상화에 가까운 난리가 나게 됩니다. 문제는 그 프렌차이즈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는 한 이 문제가 또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상당한 근심거리라고 할까나요

 

하나 더 레일트랙이라는 선로 보유법인의 관리도 엉망진창이었다는 것이 상당한 문제인데 이 레일트랙이라는 법인은 비용절감을 이유로 선로 유지보수 의무를 소홀히하다 결국 그 유명한 헤트필드 비극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원인은 레일의 균열 누적으로 인한 레일 절손인데 놀랍게도 그냥 망치로 몇번 두드려보기만 해도 레일의 균열을 탐지 할수 있었는데 그것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결국 레일트랙은 해체되고 선로 소유는 국가기관은 레일 네트워크로 이관됩니다. 허나 그 이후에도 선로 소유와 사용에 관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인 상황입니다.

 

거기에 운영사들의 영업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자면 철도운영사들이 선로에서 제대로 영업을 한다고 하기에는 여러모로 좀 의문이 드는 점도 있는데 버진트레인 등 철도 운영사가 소유하고 있는 차량들의 절반 이상이 자체 정비가 아닌 위탁 정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 과연 철도 운영사 본연의 모습이라고 할수 있는가라는 논란이 있습니다. 실제로 영국에서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알수 없으나 우리 입장에서는 충분히 논란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할수 있는데

지난번 영국의 철도 운임에 대해서도 이야기한 내용이지만 발권 시점에 따라 완전 천차만별이 되는 운임인데 오죽했으면 이를 두고 '인터넷이 안되서 철도 이용을 포기했다'라는 거의 도시전설에 가까운 이야기까지 나오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영국철도에 대한 논란중 하나를 차지하고 있으며 독일에서도 이른바 '요금 정글'이라는 용어가 나오는 등 여러모로 골칫거리가 되고 있으며 민영화 진리교도들 조차도 사실상 등돌리게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뭐 철도 운임이라는게 각 나라마다 문화적으로 차이가 존재하니 만큼 그 시스템이 다 같은건 아니겠지만 한편으로 단순하고 명확하게 알수 있어야 하는 점은 중요한 포인트이기에 운임과 관련된 논란은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단순한 사견이지만 영국내에서 최근 철도민영화가 속해있는 대처리즘에 대해 비판적 측면에서의 재조명과 더불어 몇몇 사안은 사회 갈등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철도 민영화 결과에 대한 논란도 이러한 분위기에 한몫 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철도 재국유화 논쟁이 떡밥으로 남아있는것도 그렇다고 할까나....

 

이러한 결과를 보고서도 영국의 철도민영화가 심지어 일본보다 더 양호한 결과를 낳았다가 주장하는 것부터가 이미 스스로 상병신임을 인증하는 것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지 않나 싶습니다. 가뜩이나 대처리즘이 가뜩이나 어려운 영국의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마당에 여전히 대처가 훌륭한 인물이라고 주장하는 치들부터가 머릿속에 무엇이 든것인지 궁금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