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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이지만 최근 철도차량 산업과 관련하여 변화의 조짐이 드러나고 있기에 한번 올려보고자 합니다.

 

 얼마전 부도 위기를 맞았던 로윈이 이대로 파산 처리되나 싶더니 포스코에 인수되면서 이를 통해 포스코가 철도차량 사업에 뛰어든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그 유명한 캐나다의 봄바르디어(용인 에버라인 그거)사의 철도차량 기술 부문과의 합작도 추진되고 있다는데 만약 이 협약이 성사될 경우 로윈 부도 이후 이대로 철도차량의 로템 독점이 심화되는가 싶은 찰나 간만에 로템에 이은 철도차량 완성차 부문의 최대 라이벌이 탄생할듯 합니다.

 일단 포스코의 경우 회사에서 드러났듯 최대의 철강 기업이고 특히 최근 통근형 전동차 구체의 주재료인 스테인레스 스틸은 계열사인 포스코 특수강에서 생산하고 있으니 만큼 그동안 로윈의 주력이었던 철도차량 구체 제작 및 개조 기술력과 연계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게 됩니다. 여담이지만 일본의 도큐차량제조가 초기 미국 BUDD사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스테인레스 기술을 전수받아 스테인레스재 차량의 선구자가 되어 스테인레스 스틸 차량만큼은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다가 후에 JR동일본의 자회사로 인수되어 종합차량제작소로 바뀌긴 하지만 이 유산은 현재의 '서스티나'라는 스테인레스 차량 브랜드가 탄생하는 원동력이 된 바 있습니다. 아마 로윈을 인수하여 로템에 이은 철도차량 제조사로 나아가겠다는 포부도 앞서 설명한 도큐차량제조의 역사와 현재가 롤모델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사실 이 분야는 예전부터 도큐차량제조와 제휴했던 한진중공업이 적임자가 아닌가 싶지만 현 시점에서는 시궁창이니....)

 

 다만 좀 뭔가 뒷맛이 시원치 않은 부분이 좀 몇 있으니 바로 봄바르디어와의 기술 부문 합작입니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 철도차량 국산화 레벨을 아시는 분들이라면 좀 우려가 될 소지가 다분한데 국산화를 위한 초창기라면 모르지만 이미 우리나라의 철도차량 산업이 단순 완성차 조립을 넘어 이제 핵심부품이라고 할수 있는 추진제어장치의 국산화를 위한 시도가 이루어지는 단계이고 인제 핵심중의 핵심이라 할수 있는 반도체 소자의 자체 개발을 꿈꾸는 상황에서 오히려 건전한 경쟁이 아닌 서로의 기술적 차이만 확인하게 되는 결과가 발생할 공산이 크다는데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경전철용 추진제어장치 등 경전철 분야에서는 그야말로 거의 100% 자족에 가까운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으나 일반 전동차용 추진제어장치는 여전히 도시바제 VVVF 인버터 유닛의 면허 생산에 그치는 실정인 우진산전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랄까...

 더 큰 문제는 과연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철도운영기관중 용인 경전철을 제외하고는 과연 봄바르디어 전장품을 사용할 만한 곳이 얼마나 존재할지 알수 없다는데 있습니다. 이게 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느냐 하면 차량 검수과정에서의 부품 수급 등 유지 보수라는 중요한 사안과 직결되어 있는데 즉 가급적이면 한 회사의 부품으로 통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철도운영기관의 차량 유지 보수 경향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나중에 기존 철도운영기관들의 차량 관련 입찰에서 제대로 참여하기 힘든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여튼 로템에 이어 간만에 대규모 철도차량제작사가 탄생하는건 향후 신규 전동차의 조달시장에 그나마 숨통을 트이게 할수 있게 된 점에서 간만에 반가운 소식이긴 하나 용인경전철을 제외하고 봄바르디어 전장품 사용 실적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기존 철도운영기관들의 벽은 향후 상당한 과제로 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포스코 ICT의 향후 미래가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랄까...

 

 ps: 스테인레스 기술이 주력인 것으로 볼때 현재 경춘선과 경의선 일부 편성에 알루미늄 구체를 채택했다가 사실상 다시 스테인레스 구체로 선회한 코레일의 통근형 전동차 입찰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상술했던것 처럼 코레일의 경우 여전히 도시바 인버터의 우진산전 면허 생산품을 선호하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코레일의 벽을 어떻게 뛰어넘느냐가 관건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